푸른초장문학회 가을 시 낭송회로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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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신보 기자 작성일23-11-09 11:08본문
지난 19일(목) 오전10시, 가을비가 내리는 서대문역 4번 출구에 푸른초장문학회(회장 장태봉) 회원 15명이 모였다. 가을 시낭송회로 모인 것이다. 서울은 골목마다 아픈 역사와 애잔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이날 우리 글쟁이들이 방문한 딜쿠사와 홍난파가옥, 권율 장군 집터는 대부분 잘 모르고 있지만 매우 의미 있는 곳이다. 딜쿠샤(Dilkusha)는 3.1운동을 외국에 알린 미국 기업인 앨버트 테일러(Albert Taylor)가 부인 메리 테일러(Mary Taylor)와 함께 살았던 서양식 붉은 벽돌 집이다. 홍난파 가옥은 홍파동 언덕배기에 있는 2층 적벽돌 집으로 홍난파가 생의 마지막 6년을 살았던 집이다. 울밑에 선 ‘봉선화’와 ‘고향의 봄’ 등 일제 강점기 민족의 심금을 울린 노래들을 작곡한 바이올리니스트 홍난파를 다시 생각한다.
점점 잊혀져가는 사연들을 캐내어 이야기하며 가을을 애써 붙잡아두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능라밥상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고 저마다 준비해온 시를 낭송하며 음미했다. 김현승의 시도 읊었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홍파동 언덕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늘 해오던 익숙한 주제들을 다시 꺼집어내며 심각하게 또는 바보같이 웃었다. 함께 글을 쓰면서 우리 모두 이 수상한 세월을 이기고 부디 아름답고 품위있게 늙어가기를 기도한다.
(글‧사진= 문학회 총무 김정덕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