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교회는 한국교회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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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교회는 한국교회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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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신보 기자 작성일23-05-2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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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내려가다 보면 시골 마을마다 창가로 쉽게 보게 되는 건물이 두 개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는 초등학교 건물이고 또 하나는 교회인 예배당 건물이다. 우리나라는 어느 마을을 가도 십자가가 우뚝 서 있는 교회를 보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하게 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초등학교 건물이 폐교되어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를 쉽게 보게 된다. 저출산의 이유도 있겠지만 젊은이들이 농어촌의 삶을 기피하고 도시로 나아가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는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농어촌 교회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는 농어촌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러다 보니 농어촌 교회 출석하는 교인들의 대부분 연령층이 70~80대가 가장 많고 그 이하 연령층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다. 그러니 당연히 젊은이들이나 아이들이 없는 교회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재 교회학교가 아예 없는 교회도 30~40%가 된다는 통계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젊은 목회자들마저 농어촌 목회를 기피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생활의 안정뿐만이 아니라 자녀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 농어촌 목회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얼마 전 30여 년 만에 한 목사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목사님은 나에게 30년 전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때 도움받은 것을 잊지 않고 있다고 하며 꼭 은혜를 갚고 싶다는 말씀이었다. 사연은 작은 섬마을에서 목회하던 목사님에게 자녀들이 둘이 있었는데 그중 큰 딸이 고등학교를 들어가야 하는데 사는 섬마을에는 고등학교가 없어 육지로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육지에 있는 고등학교를 막상 입학하려다 보니 등록금과 기숙사비가 있어야 하는데 섬마을 작은 교회를 목회하는 목사로서 도저히 감당할 여력이 안 되어 고민하고 기도하던 중 나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나는 두말할 것 없이 바로 몇백만 원의 기숙사비와 입학금을 보내 주어 무사히 그 딸이 학교에 진학한 적이 있었다. 그 딸이 이제는 결혼도 하고 자녀도 낳은 엄마가 되었다고 한다. 그때를 잊지 못하고 30년 전의 고마움을 말하는 목사님이 고마웠다. 

5월이 되니 이제 모내기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모판을 만드는 시기가 왔다. 모판이 없으면 모내기를 할 수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추수할 곡식이 없게 된다. 농어촌 교회는 어쩌면 영적 모판과도 같은 곳이다. 아이들의 신앙을 잘 길러내면 이들이 성장하여 도시로 나아가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농어촌에서 길어낸 아이들이 도심교회의 일원이 되어 교회를 봉사하고 섬기게 된다. 따라서 농어촌 교회와 도시교회는 거리는 비록 떨어져 있다고 할지라도 하나의 신앙공동체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농어촌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할 때 도시교회도 그 반사 이익을 얻게 되어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 일을 위해 총회에서는 도시 노회와 지방노회 간의 교류를 하게 하거나, 농어촌 교회와 도시교회 간의 자매결연을 맺게 함으로 상생의 사역이 연합되었으면 한다. 농어촌 목회자들의 생활비, 자녀 양육에 대한 장학금 사업, 그리고 농산물 직거래 등을 통해 서로 돕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지난 5월 16일 지방 노회 체육대회가 강원노회 주최로 홍천 청소년 수련원에서 1박 2일 여정으로 열렸다. 참석한 대부분 목회자들은 농어촌 목회를 하는 분들이다 보니 얼굴이 검게 그린 모습으로 사모들과 함께 참여하여 땀을 흘리며 운동하고 맛있는 식사도 나누며 그동안 힘들었던 목회자들의 얼굴에 활짝 웃는 모습으로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통해 서로 위로와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순전하게 웃으며 열심히 행사에 참여하는 목회자들의 얼굴에서 한국교회의 미래를 짊어지는 모습에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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