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정의(택자의 전체 수)에 있어 다르지 않은 지교회
강용운 목사, 웨스트민스터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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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신보 기자 작성일23-11-09 10:28본문
창세 전 하나님의 영원한 선택 작정에서 정의된 교회
이전 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우리는 ‘하나의 거룩한 보편교회(창세 전 택함받은 자의 전체 수)’를 믿는다. 교회의 정의는 신비롭다. 아니 신비롭기 전에 생소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알지 못하면 이것은 미궁이 된다. 우리가 이해하기에, 창세 전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택자의 무리’를 교회라 한다면, 현재에 있는 교회로서의 나와 세계에 있는 교회들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원한 선택 작정’에 있는 이 교회의 정의에 따라 교회를 인식하지 못하면, 믿는 나 자신의 신앙은 현실 여건에 따라 크게 요동치게 된다. 우리의 교회 됨은 이 세상에서가 아니요 창세 전 하나님의 영원한 택하심에 의해 예정하신 것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성경의 한 구절에서 ‘모든 사람’의 구원을 말하는 의미도 ‘택함을 받은 모든 사람’이라는 것이 성경 전체에서 가르치는 바이다. 이러할 때에 우리의 구원의 확실성과 하나님의 나라 됨은 결코 흔들림이 없다(히 6:19). 하늘에서 이루어진 뜻이기 때문이다.
이 정의에 의해 ‘하나님 뜻의 의논대로 택하시어 영원히 정해진 교회’(택자의 전체 수)가 곧 ‘전체 지교회’ 됨을 말할 수 있게 된다.
이 교회는 우리의 이해에 따라 두 개념으로 불릴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교회]
이 이름은 믿는 자들이 보이지 않아서 붙여진 것이 아니라, ‘도대체 누가 믿을지 사람의 눈에 분명하지 않다(알 수 없다)’는 의미를 가진 용어이다. 나타나면 볼 수 있다는 것도 아니며, 나타나도 알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누가 택함을 받았는지 그 녹명(錄名) 정보를 하나님 외에는 아는 이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사 4:3). 그런 의미에서 ‘보이지 않는 교회’다. 이 택함을 받은 자들은 오직 하나님만 아시며, 결코 분리되지 않는 말씀(외적)과 성령(내적)으로 부르시고 믿게 하신 그 대상에게만 알려진다[제10조 교회의 구별].
[보이는 교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교회에 대하여) 2항에서는, ‘보이는 교회 역시, 복음 아래에 있는 보편적 혹은 범우주적인(catholic or universal under the Gospel/창세 전 택함을 받은) 교회’라고 분명히 밝힌 후, ‘전 세계에서 참된 신앙을 고백하는 모든 자들과 그 자녀’라는 것을 이어서 고백토록 한다. 즉 지상에 세워지는 교회도, 만세 전에 택함을 받고 창조되어 복음으로 부름받아 하나님을 예배하려고 모인, 하나님의 영원한 선택에서 교회로 정의된 바로 그 교회라는 것이다.
이어서 우리의 신앙고백 2항은, ‘이 교회 밖에는 통상적으로 구원의 가능성이 없다’고 하여, 영원중에 선택하신 자들(교회)만이 지상에 심겨져 구원에 이르도록 작정하신 하나님의 뜻을, 구원의 근원적 원인으로 두게 하는 방식으로 고백한다(엡 1:11 헬라어 원문). 택함을 받은 자들은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 앞에 모아지도록 부름받기 때문에 ‘교회의 정의에 따른 그 교회’로서 교회가 된다.
따라서 ‘보이는 교회’는 온 지역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이름을 가진 자들을 의미하되, 내적으로 믿음을 소유하지 않고 그리스도인이라 칭해지는 자들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이들이 비록 ‘보이는 교회’ 안에 있다 해도, 그들이 바로 택자들 곧 ‘보이지 않는 교회’의 회원일 수 없다. ‘하나님의 나라’의 개념과는 달리 ‘보이는 교회’는, 이 땅의 개념으로서, 볼 수 있는 형태로 모아진 하나님의 백성 안으로 들어와 직책들과 봉사들을 구비한 사람들의 교제이며, 그리스도께서 왕국의 은택들을 전달하시고 그로부터 성취를 준비하시는 수단이다[제10조 교회의 구별].
[보이지 않는 교회와 보이는 교회 간 관계]
‘보이지 않는 교회’가 ‘보이는 교회들’에 선행한다. 역사적 선행이 아니라 논리적 선행이다. ‘하나의 가시적 보편교회’(전체 지교회)가 신약 성경에 제시되어 있다(갈 1:21-22; 계 1:20; 계 1:20). 신약 성경의 직분과 말씀과 규례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까지 이 세상을 통하여 교회를 모으고 온전케 하시려고 이 ‘가시적인 보편교회’에 주신 것이다[웨스트민스터 정치모범. 교회에 대하여].
교회의 정의와 비가시적·가시적 교회의 내용이 모두 담긴 지(개별)교회
웨스트민스터 정치모범은 지교회의 개념에 대해 다음과 같은 근거를 제공해준다. ‘하나님을 공적으로 예배하기 위하여 한 무리를 이뤄 정착한 회중 곧 그리스도인의 어떤 회합이 있다는 것은 합법적이고 사리에 맞다’고 하여, 역시 선택에 따라 창조되고 소명 받아 믿는 자들이 지상에서 모아진다는 전체적 의미의 지교회를 먼저 말한 후, 지(개별)교회의 의의에 대하여는 ‘신자들이 한 장소에 편리하게 모일 수 없는 수에 이른다면 그들에게 주어진 규례를 더 잘 집행하고 상호 의무를 더 잘 수행하기 위하여 별개의 고정된 회중으로 나누어져야 하는 것이 합법적이고 사리에 맞다(고전 14:26,33,40).’고 하였으며, ‘별개 회중으로 분리 시 가장 적합한 방식은 각각의 거주지 경계선에 따르는 것’이라고 부연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첫째,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신자들은 서로 모든 도덕적 의무에 얽매어 있으며, 가까이에서 그 의무를 더 신실하게 감당할 수 있다’고 하였다.
둘째는 ‘성도의 교제는 무리의 외형(규모, 수 따위)을 고려하지 않고 규례실행과 도덕적 의무수행에 가장 선한 기회가 제공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하기 때문(고전 14:26; 히 10:24-25; 약 2:1-2)’으로 말한다.
셋째는 ‘목사와 회중이 상호 감당해야 할 의무를 가장 편리하고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 가까이 거주해야 하기 때문’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땅은 택자의 회개와 정화를 위한 유일한 처소로 주어졌다.
교회의 기초는 하나님의 은밀한 선택에 있다. 이로써 ‘지교회’ 역시 ‘교회의 정의’에 따른 바로 그 교회로서, ‘택자의 전체 수(보편교회)의 부분으로서 가시적인 개별교회’, ‘예정된 보편교회의 실현된 교회로서 지교회’, ‘현실적 보편교회로서 지교회’라는 풀이가 가능할 것이다[제11조 교회의 회집, 12조 지교회의 의의].
[교회법/정치/교회 제10-12조 교회의 구별, 회집, 지교회의 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