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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석 목사 장미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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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신보 기자 작성일21-01-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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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래석 목사, 장미원교회



복권 

지난 주일 저녁 아주 가까운 지인에게 전화했습니다. 연세가 70 순을 넘긴지라 마음이 너무 많이 우울해하길래 쉽게 끊지 못하고 오랜 시간 통화했습니다.
마음이 편치 못해 다음날 월요일에 아내가 싸준 여러 가지 반찬을 가지고 찾아가 뵀습니다. 그곳에서 좀 마음 아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분의 이 이야기의 주인공도 제가 잘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1년 정도 된 신혼부부가 아파트를 마련하려고 추첨을 받아 당첨됐습니다.
신혼부부이지만 결혼 전에 모아 둔 돈이 있어 일부 준비했는데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 억대가 넘는 돈이 부족했습니다.
두 신혼부부는 고민하고 고민하다 시댁에 찾아가서 사정을 이야기 했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돌아오는데 시아버지께서 아무런 말 없이 봉투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그 봉투 안에는 억대의 돈은 아니지만 적어도 아파트 비용을 부담할 액수가 담겨 있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신혼부부는 기쁜 마음과 기대감으로 집에 돌아와 시아버지가 주신 봉투를 열어 봤습니다.
딸랑 복권 한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이야기를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사실 그 시아버지는 자그마한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사님이셨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목회하시던 목사님은 모아 둔 재산이 없었기에 아들 부부에게 줄 돈이 없었던 터라 그냥 보낼 순 없고 어떻게 사 뒀는지 모르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던 복권이라도 내밀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그 심정이 제 심정인 것 같습니다.
 “지금 누군가에게 복권이라도 주고 싶은 제 심정이 그대로 그 봉투에 담겨 있었습니다.”
 코로나 전염병에 시달리는 누군가에게 복권이라도 주고 싶은 이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지난 5월 24일 주일에 국가재난기금으로 허름하지만, 마음을 담은 점심을 섬겼었습니다.
6월 영적 변화의 달에 첫 주일(7일) 송 장로님의 생명 값으로 온 교인들에게 가슴 아린 떡을 제공했었습니다.
6월 둘째 주일(14일) 오후 예배에는 찬양의 제사를 드린 후 성가대에서 수박을, 셋째 주일(21일)에 제사장의 거룩한 떡을 굶주린 다윗에게 준 아히멜렉의 간곡한 기도를 담아 교회 성미와 성미 헌금을 사용해 팥떡을 만들어 섬겼으며, 오후 예배는 한나 마리아를 통해 꽈배기를 드려 가며 기도했습니다.
넷째 주일(28일)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맛을 내주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담아 교회에 비치된 김장을, 오후 예배는 축복의 보혈을 나누기를 소망하며 주전자를 선물로 드리며 기도했습니다.
“주님, 어려운 시기를 만난 우리 교인들이 경제적 곤궁에 빠져 굶주리기거나 허덕이지 말고 풍성하게 하소서” 7월 첫 주일(5일) 맥추감사절은 모든 자에게 오병이어 기적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신앙으로 보리 떡과 음료, 교회에서 거둔 축복의 결실 살구 열매, 등등 주님의 마음을 담은 맥추감사절의 종합선물을 드려 봅니다.
목사의 신앙 양심으로 결코 요행은 바라지 않습니다. 6월 영적 변화의 달로 지내고 7월을 맞이하며 다만 에덴동산의 축복을 약속하신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들을 향한 담임목사의 마음입니다.
“저도 지금 복권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어폰

지난 월요일 저녁때 운동하러 집 앞 거머리 산을 넘어 정수장 운동장에 갔습니다.
한참 걷기 운동을 하는데 저 멀리 잘 아는 분이 앞서갔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충분히 들을 수 있을 만큼의 목소리로 불렀습니다. 전혀 반응이 없었습니다. 좀 더 가까이 가서 불렀습니다. 여전히 대답이 없었습니다. 순간 왜 못 듣는지 깨달았습니다. 원인은 이어폰이었습니다.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내용에 심취되어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던 것입니다.
빠른 걸음으로 가까이 가서 어깨를 툭 쳤습니다.
그제야 깜작 놀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요즘 어쩌면 우리 모두가 마음의 귀에 이어폰을 꽂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신만의 소리에 집중하고 자신이 필요한 소리만 들으려는 이어폰에 마음이 막혔습니다.
하나님은 끝없이 말씀하시는데 전혀 미동도 없이 내 소리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교회도, 정치도, 사회도, 이곳저곳, 모두..., 자기만의 고집스러운 이어폰을 꽂고 자신이 원하는 소리에만 심취되어 있습니다.
요즘 정부가 교회 소모임을 규제하고 나섰습니다.
정부는 정부대로, 교회는 교회대로 자신만의 이어폰을 꽂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장미원교회도 이럴까 봐 두렵습니다.
하나님께서 부르는 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세속적 욕심에, 세상의 삶에 이끌려 마음의 이어폰을 꽂고 자신의 소리에 빠져 들어가고 있지 않나 염려스럽습니다.
자신만을 위한 이어폰을 꽂고 ‘신앙의 객기’를 부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반드시 이어폰을 꽂아야 합니다.
하나님만 바라보며 하나님의 소리만 들려오도록, 세상에 빠져 낙담하지 않고 하나님의 선하신 길로 따라가도록, 오직 하나님의 뜻에 집중해 세상의 미혹의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영혼의 이어폰을 꽂아야 합니다. 세상의 미혹의 소리는 들리지 않으며 오직 하나님의 뜻에 집중해 하나님과만 영적 교통하는 이어폰을 꽂아야 합니다. 
 지금 어떤 소리가 들리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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